1.
자다 깨서 들린 세븐일레븐에서 샌드위치, 생수 하나 가방에 담고 무작정 나카메구로를 향했다.
2월의 새벽 텅텅 빈 그 곳이 퍽이나 아름다울까, 근데 왠걸 황량한 그 곳이 좋더라.
하루종일 여기 있고 싶다 생각할 정도였으니
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강둑 언저리 거무튀튀한 회색의 콘크리트, 흐르고 있는 지 모를 조금의 물들이.
그냥 들린 중고서점에서 나는 점원과 한참을 대화하다 빈손으로 나가는게 아쉬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원서 하나와 영문 모를 북극곰이 들어간 엽서를 하나 샀다. 그땐 뭘 적어야할 모르겠던데 아직도 빈 엽서에는 이제 누구를 적어야할까.
2.
그곳은 새까만 밤하늘이더라.
밤이면 오손도손 그리움 모아 가까이 있는 너에게 느리게 가는 편지를 쓰고 싶었다.
이윽고 들려오는 전철 소리에 흔들리는 창문.
동네 비 온다는 날에는 몰래 가서 작은 우산을 주고 싶었다.
끝내 괜찮다던 너는 빗속에서 길이라도 잃은 걸까
가는 길에 억지로 우산이라도 줄걸 그랬다.
비맞으면 추울텐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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